7월 12일, 서울고 총산악회 연합산행으로 관악산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산행은 과천향교를 출발해 연주대에 오른 뒤 신림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였습니다.
41회 선배님들과 49회 이하 후배들이 함께한 뜻깊은 자리였고, 오랜만에 여러 기수의 선후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걸을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하루였습니다.
이번 산행은 저에게 조금 특별했습니다.
과천향교에서 연주암으로 오르는 길은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와 함께 자주 올랐던 길이기 때문입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한만엽 회장님께서 “30여 년 만에 관악산을 오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문득 저 역시 이 길을 마지막으로 걸었던 것이 어린 시절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산을 오르며 자연스럽게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 손을 잡고 따라 나섰던 관악산 길을 다시 걸으며 어느새 제 나이가 그 시절 아버지의 나이와 비슷해졌음을 느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따라 걷기만 했던 길이었는데, 이제는 초등학교 5학년 딸을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같은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저는 그날 제 앞에서 묵묵히 걸어가시던 아버지의 길을 조금씩 따라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번 산행은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이자, 아버지께 감사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산행은 무더위와의 싸움이었습니다.
며칠 전 내린 비 덕분에 계곡에는 시원한 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아침부터 이어진 뜨거운 날씨 때문에 예상보다 체력 소모가 컸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11국기봉 종주 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처음부터 제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전에는 앞사람을 따라가려 무리하다가 다리에 쥐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 경험 덕분에 이번에는 끝까지 여유 있게 산행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산은 늘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가르쳐 주는 것 같습니다.
연주암에서 잠시 쉬고 연주대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에서 모두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한만엽 회장님께서 사주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잠시 더위를 식혔습니다.
무더운 여름 산행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은 정말 최고의 간식이었습니다.
하산은 신림계곡으로 이어졌습니다.
계곡에 도착하니 선배님들께서 미리 자리를 마련해 두시고 무거운 맥주와 수박까지 준비해 주셨습니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차갑게 식혀진 맥주와 수박을 먹으며 잠시 쉬는 시간은 이날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준비해 주신 선배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산행 후에는 모두 함께 뒷풀이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지난 11국기봉 종주를 마친 뒤 들렀던 장소와 같은 곳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그때는 종주를 완주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아 있었지만, 이번에는 무더위를 이겨낸 선후배들과 함께 웃으며 식사를 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습니다.
푸짐하게 준비된 음식과 함께 선후배 간의 정을 나누며 서울고 산악회의 따뜻한 분위기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산행을 준비해 주신 한만엽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계곡에서 시원한 맥주와 수박을 준비해 주신 선배님들, 그리고 뒷풀이를 푸짐하게 마련해 주신 회장님과 영창 선배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선배님들께서 앞에서 만들어 주신 길을 따라 저희 후배들도 함께 걸으며 서울고 총산악회의 전통을 이어가겠습니다.
자연 앞에서는 늘 겸손을 배우고, 선후배들과 함께 걸으며 사람의 소중함을 배우는 산행이었습니다.
즐거운 하루를 함께해 주신 모든 선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54회 이상원 올림.
오늘의 산행을 함께 해주신 선후배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