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후기

설악산 공룡능선을 다녀와서

이상원 26.07.07 143

설악산 공룡능선, 두려움을 넘어 함께 완주한 하루

이번 서울고 산악회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은 제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산행이 될 것 같습니다.

공룡능선은 오래전부터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산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보고 싶다’와 ‘갈 수 있다’는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국내 최고의 절경을 품은 능선인 동시에 난이도가 매우 높은 코스라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왔기에 선뜻 참가 신청을 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겨울 러닝 중 무릎을 다친 이후 하체 운동을 오랫동안 쉬면서 체력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4월 관악산 11국기봉 종주를 하던 중 다리에 쥐가 나 중도 하산을 하게 되었고, 그 일을 계기로 다시 하체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차근차근 시작했습니다. 두 달 정도 꾸준히 운동을 이어오면서 ‘이제는 내 체력이 얼마나 회복되었는지 한번 시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뒤늦게 이번 공룡능선 산행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산행에는 총 여섯 명이 함께했습니다.

49회 김동현 선배님, 60회 김민환 후배님, 68회 이준성 후배님은 빠른 페이스로 이동하는 ‘알파팀’으로,

49회 김현석 선배님, 조현석 선배님, 그리고 저(54회 이상원)는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완주를 목표로 하는 ‘거북이팀’으로 나누어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새벽 4시 소공원에서 출발해 비선대를 지나 마등령으로 향했습니다. 해가 떠오르며 설악산 계곡을 비추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지만, 곧 마등령의 가파른 경사가 현실을 알려주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돌계단과 너덜길은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고, 마등령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체력의 상당 부분을 사용한 상태였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드디어 공룡능선으로 들어섰습니다.

숲길을 지나 처음 암릉 위에 올라섰을 때 펼쳐진 설악산의 풍경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겹겹이 이어지는 산세와 웅장한 암릉은 왜 공룡능선이 대한민국 최고의 능선으로 불리는지를 단번에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을 만큼 감탄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공룡능선은 아름다운 만큼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었습니다.

계속 반복되는 오르막과 내리막, 암릉 구간과 돌계단은 조금씩 체력을 빼앗아 갔습니다. 에너지젤과 간식을 먹으며 버텼지만, 보충하는 것보다 소모되는 속도가 훨씬 빨랐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리뿐 아니라 허리와 코어까지 피로가 몰려왔고, 한 걸음 한 걸음이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함께 걸어주신 선배님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조현석 선배님께서는 끝까지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팀을 이끌어 주셨고, 마등령 부근에서 허벅지에 쥐가 났던 김현석 선배님께서는 통증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팀의 뒤를 든든히 지켜주셨습니다. 덕분에 저 역시 조급해하지 않고 제 페이스를 유지하며 끝까지 걸을 수 있었습니다.

 

신선대를 지나면서 체력은 거의 바닥이 났습니다. 원래는 희운각대피소에서 물을 보충할 계획이었지만, 남은 체력을 고려해 양폭대피소로 바로 하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양폭까지 이어지는 길도 결코 쉽지 않았고, 도착하자마자 마신 시원한 물 한 병은 이번 산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양폭대피소 이후 천불동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이전보다 편한 길이었지만 이미 지친 몸에는 그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 번 쉬어가며 비선대를 지나 소공원으로 내려왔고, 먼저 하산해 기다려주시던 선배님들과 함께 마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그 어떤 음료보다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양양에서 알파팀과 다시 만나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했습니다.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지만 각자의 속도로 산을 오르고, 무사히 다시 만나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이 참 뜻깊었습니다.

 

이번 공룡능선을 걸으며 다시 한번 느낀 것은 결국 산은 혼자 오르는 운동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각자의 체력은 달라도 서로의 페이스를 존중하고, 앞에서 이끌어주고 뒤에서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모두가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설악산 공룡능선이라는 멋진 산행을 기획해 주신 선배님들께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체력이 부족했던 저를 끝까지 이끌어주시고 격려해주신 조현석 선배님과 김현석 선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산행은 제게 단순히 하나의 산을 완주했다는 의미를 넘어, 지난 몇 달간의 운동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산행에서도 선후배님들과 건강하게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54회 이상원 올림.

 

덧) 사진을 함께 올리려고 하니 오류가 나네요. 사진과 함께 조금 더 생생한 후기는 제 개인 블로그에 남겼습니다.

 

 

    • 김용범 (36회)
      덥고 습한 한여름 날씨에도 열정으로 함께해 준 자랑스러운 후배들이네요. 특히 앞에서 이끌어준 동현 후배의 리더십도 정말 대단합니다.
      이런 후배들이 있기에 우리 총산의 미래가 더욱 밝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수고 많았고, 앞으로도 멋진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화이팅!
      2026.07.08 12:07 답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