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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2025년 봉미산 여름 정기산행 (6월 8일) by 서울 49 산악회 회장 김동현

조항민 25.06.10 188

2025년 서울고교 총산 여름 봉미산행을 마치고...

2025년 6월 8일, 우리는 모두 봉미산에 올랐습니다.
봉황의 꼬리를 닮은 곡선,
고귀한 기운이 머무는 끝자락에서 우리의 여정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른 것은 단지 산이 아니라,
62년의 세월이었습니다.

15회 선배님들부터 77회 후배들까지,
서울고 동문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른 세대 220여명이 한 줄로 이어져
같은 숲길을 걷고, 같은 호흡을 나누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이보다 더 깊고 단단한 연결(산악회를 넘어서) 또 있을까요?

그날,
봉미산의 높이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선배님들의 조용한 걸음이었습니다.
나이가 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몸으로 보여주신 모습 앞에
저희 49회는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그리고 김용범 총산 회장님.
수많은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 앞에서
저희49회를 주인공으로 세워주시고
빛나는 자리를 내어주신 그 품격은
진짜 리더십의 본질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냥 앞에 나서는 이가 아닌
다음 세대가 빛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사람,
그 철학을 저희는 배웠습니다.

우리는 이날
총 20.7km, 154층, 약 3만 보를 걸었습니다.
적지 않게 걸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멀리 간 건 거리보다 마음이었습니다.
서로를 향한 존중과 연결,
그 마음이 진정 오늘 산행의 중심이었습니다.

양평과 가평을 잇는 봉미산의 흙은
유연하면서도 단단했고,
조용하면서도 깊었습니다.
산을 오르며 왜 이곳이 이름의 양평(楊平)인지
우리는 온몸으로 느꼈고
땀으로, 발걸음으로, 침묵으로
스스로 그 의미에 답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다짐을 품고 돌아갑니다.

선배님들께서 먼저 걸어오신 이 길을 잘 이어받아,
그 곁에서 배운 정신을 지키고,
저희 후배들에게 더 단단한 길을 물려주겠다는 다짐,
그것이 바로 봉미산이 저희에게 남긴 진짜 선물인 듯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고 총산의 숲은
다음 세대를 품기 위해
더욱 울창해질 준비를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49회 산악회장 김동현

    • 김용범 (36회)
      [감사의 말씀 및 사과의 말씀]

      여름 정기산행에 참여해주신 모든 동문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이번 산행에 새로 참여한 49회 동기회장님께서는 감동적인 후기를 통해 그 순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동기회장님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모든 동문들에게 큰 울림이 되었고, 그 덕분에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만, 이번 여름 산행에서 산음 휴양림 입구까지 6대의 버스가 원활하게 진입하지 못하면서 진행에 다소 차질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불편을 겪으신 선후배님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 철저히 준비하고 개선하겠습니다. 향후 산행에서는 교통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보다 원활한 운영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우리 동문산악회는 단순히 산행을 즐기는 곳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나누고 소통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차기 동문회장 후배님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동문회 활동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올해 집행부로서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강북 5산 종주, 가을 정기산행, 그리고 홍콩 특별산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부족함 없이, 동문 여러분께서 기대하시는 완벽한 산행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동문산악회가 앞으로도 단합과 열정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동문 여러분의 참여와 후원에 감사드리며, 우리 함께한 길이 더욱 아름답고 뜻깊은 여정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5.06.10 13:53 답글쓰기
    • 김병우 (21회)
      49회 동현회장의 글 솜씨가 아주 감동적이네 그랴~~고맙고...소생도 당일 49회 현석과 동우의 도움을 받아 무더운 날씨에 마을회관까지 일찍 내려오는 큰 혜택(?)을 받았슈~~담에 웬수 갚겠슈
      2025.06.13 07:48 답글쓰기